최근 5년간 역대 최악의 몸상태.

2025년 1월 26일의 인바디 기록.

큰일이다. 결혼식까지 약 3개월 반 남았다.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이제 여기서 더 밀리면 난쟁이 돼지 똥자루의 모습으로 결혼식을 치뤄야 한다. 인바디 상의 수치가 문제인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 체감되는 체형이나 컨디션이 매우 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두툼하게 내 배가 느껴지는 지금, 인바디 상에 내부지방레벨이 5로 나온 것을 보니 측정한 기기의 신뢰도가 매우 의심된다.

 

꾸준함이 무너지는 데는 딱 3개월이면 충분했다.

그래도 나름 꽤 오랜 기간을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헬스장, 피티샵, 축구, 테니스, 런닝 등등. 하지만 2024년 하반기에 한창 바빴던 3~4개월간 단 하루도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그간 쌓아온 것이 속절 없이 모두 무너졌다. 충격적이었다. 3개월만에 초기화가 되다니. 그리고 깨달았다. 꾸준함이란 이루기 어렵고, 그래서 위대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다행이라면, 이제 떨어질 곳은 없다.

적어도 최근 5년 간 이 정도로 신체 컨디션이 떨어졌던 적은 없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다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강도를 바싹 끌어올려야 한다. 스스로에게 천천히 유예기간과 적응기간과 보상기간 등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오늘 지금부터 가능한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 

 

해봤으니 할 수 있다.

작년 여름 즈음만 하더라도 불만이 많고 갈 길이 아직도 한참 멀다고 느끼던 내 컨디션이었지만, 지금 보니 청춘이 따로 없다. 그래도 한번 해봤으니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해야 할 수 있다. 3개월이면 100일, 곰이 인간으로 변한 시간이다. 돼지도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